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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내로남불'하지 맙시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19. 11. 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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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왔어? 그럼 싸구려 모텔에서 촬영하자

www.pressian.com

해외 인종차별 기사가 나올 때 마다 열폭하는 주변인에게 해오던 말이 있다. 우리가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행사하는 인종차별이 훨씬 심하다고. 상대한 외국인이 미국인이면 '괜히 좋아하거나' (언어 장벽으로) '슬쩍 피하거나'인데, 동남아에서 왔다고 하면 일단 반말에 마치 '봄봄'에서 점순이가 "느집에 이거 없지?" 하며 감자를 주는 것처럼 낮춰서 대하고는 스스로 그걸 친절로 생각한다. 우리 문화에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사대 아니면 무시 둘 중 하나로 점철되어있다.

학교 연구실에서 알게 되어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지내는 베트남 친구들이나, 졸업 후 알게된 인도네시아 친구에 대해서 동남아 사람의 국민성 어쩌고 하는 말을 주변에서 할 때 가장 어처구니가 없다(솔직히 친분이나 직급을 떠나서 이게 사람인가 싶다). 워라밸이니 저녁이 있는 삶이니 떠들며 노동자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빡세게 사는 걸 자랑처럼, 조금 다르게 사는 외국인을 볼 때면 자신을 비교우위에 두고 소위 뻐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랬다. 대놓고 차별주의자는 당연히 큰 문제이지만, 선량한 차별주의자도 그에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다. 대놓고 차별하는 사람은 차별을 당연시 하면서도 문제라고 못 느껴서 문제고,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자신이 하는 행동이 차별인 걸 인식하지 못 해서 문제다.

차별을 없애야 한다며 외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 뿐 아니라 각종 차별이 판을 친다. (차별이란 단어를 반복해서 쓰다보니, 일순간 게슈탈트 붕괴현상이 온다.) 차별하지 말아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데 여전한 이유가 뭘까? 차별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차별의 사전적 의미야 알겠지만 누가 어느 곳에서 어떤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게 왜 문제인지 정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다. '이건 착한 행동이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 차별인지 아닌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니까. 대개 모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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