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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떠나길 바라며

지난 주말, 몇 년을 기다린 영화 승부를 봤다. 바둑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몰입감이 상당한 영화였다. 내가 특히 주목했던 건 조훈현 9단이 어린 이창호에게 강조하던 "기본기"였다. 단순한 개념 전달이 아니라,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석 연습과 단수 계산처럼 지루해 보이는 과정에 대한 집요함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영화가 단지 기본의 중요성만 말하는 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 기본 위에서 결국엔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이건 마치 내가 실험실에서 마주하는 현실과도 닮아 있다. 나는 비독성 양자점을 합성하고, 그걸 기반으로 발광 소자(EL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제 조건 하나 바꾸는 것조차 겁이 났다. 수백 번의 실험을 거쳐야 겨우 패..

지난 주말,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을 감상했다. 기존 상영판에 약 1시간이 추가된 감독판으로, 더 길어진 러닝타임 덕분에 이야기가 한층 더 깊어졌다. 원작도 훌륭했지만, 감독판은 부패한 권력의 어두운 면을 더욱 생생히 담아냈다. 특히 추가된 분량은 단순히 러닝타임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심리와 사건 전개를 더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추가된 1시간, 깊어진 몰입감 처음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기존 상영판도 강렬했지만, 추가된 1시간이 과연 어떤 의미를 더했을지 궁금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추가된 분량은 단순한 보너스가 아니라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느꼈다. 부패의 연결고리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고뇌하고 행동하..
누적 관객 천 오백만명 돌파, 흥행 성적 역대 2위를 달리는 중인 영화 . 아직 못 봤다. 아니 안 봤다. 올레티비로 븨오디 예약 구매 했다. 13일에 오픈 예정이라 한다. 일단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 감독이 된 이병헌 감독. 그 이름을 알고 있긴 했지만 얼마 전까지도 그의 작품을 본 적은 없었다. 이병헌 배우가 워낙 유명해서인지 동명이인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크지 않았고, 영화 제목에서 오는 정서적 거부감이 있었다고나 할까? 올레티비에서 봄맞이 무료 영화 대방출을 시작했다. 난 유료회원인데... 나는 늦은 밤(또는 이른 새벽)에 드라마든 영화든 꼭 한 편은 보고 자는(틀어놓고 자는) 습관이 있다. 업데이트 된 영화 목록을 스크롤 하며 훑었다. 배우들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웃고 있다. 유쾌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