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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떠나길 바라며
해가 많이 길어졌다. 오후 7시 30분이 넘었는데 여전히 대낮(?)처럼 밝다. 오늘, 하늘이 참 좋다. :) 구름도 하늘하늘 참 좋다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걷기로 했다. 하늘 봤다가 땅 봤다가 천천히 걸었다.천천히 걷다보니 평소에도 걷던 익숙한 길에 들어섰다. '천천히' 자동차 길에 비해 도보 길이 좁은 탓인지 제한 속도 '30'과 '천천히' 표지판이 보인다. '천천히'를 보니 영화 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무슨 도박인지는 잘 모르지만 산 위에서 열린 불법 도박장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도박장 패거리 중 한 명이 "자, 경광봉을 따라서~ 다같이" "천천히! 천천히!" 도박하다가 도망칠 떄도 천천히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뜨는데, 인생에 급할 게 뭐 있나 싶다. 3..
머리 속이 복잡하게 엉켜서 걸으면 좀 실마리가 풀릴까 했더니 더 복잡하게 엉켜있다는 사실만 부각되어 보인다. 끊어내는 방법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가. 나도 힙합하는 모 젊은이처럼 정답을 알려달라 소리쳐 묻고 싶은데 어느새 묻는 게 간단치만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사람은 안 보이고 오가는 차도 드문 거리를 걷는 동안은 시간이 멈추어진다면 좋겠다. 하늘을 보며 대화했다. (난 신을 믿는다) 종종 믿음의 근거를 묻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럴 때면 솔직하게 말한다. 믿고 싶어서 믿는다고. 오늘도 같은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내 소중한 것을 드릴테니 지금껏 살아오며 받은 것들을 갚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내게 하루치의 행복한 날을 달라고도 빌었다. 내 인생 그걸로 족하다고. 매일 걸으며 빌고..
오늘은 걸어서 출근하기로 했다. 어제도 같은 거리를 걸어서 왔으니까 이번에도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다리 근육이 좀 당기지만 이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원래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려고 했다. 어디서 오는 여유인지 느릿느릿 집을 나섰다. 도착해야할 시간에 출발이라니 미쳤군. 오늘은 '노동절'이라 직장근로자라면 쉬겠지만 내 경우 직업 특성상 해당이 안될수도 있겠다. 걷기 시작. 밤에 걸을 때보다 기온이 다소 높다. 아직 봄인데도 햇살이 강하다. 오늘도 어제처럼 를 들으며 걸었다. 걸어간 김에 직장 근처 서점에 들렀다. 5월호를 사고 오늘 복귀(?)할 동네책방 사장님에게 선물할 귀여운 볼펜을 두 자루 샀다. 계산을 하고 계단을 내려오니 다리가 조금 풀리는 느낌이다.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남은 길을 묵묵히 ..

오늘은 직장에서 집까지 걸어서 퇴근하고 싶어 졌다. 도로 상황이 좋으면 차로 운전해서 20분 정도 걸리는 구간이다. 이쯤이야 걸을만하지 싶어 무작정 걸었다. 만보기 앱을 켜고 9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실험실을 나섰다. 집 근처 카페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대략 70분 정도 걸었군. 아마도 군 제대 후 가장 길게 한 운동(?) 일 게다. 한참을 걷다가 눈에 들어온 카페가 있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예쁘다. 이름이 비비 커피인가? 벽에 보니. 비비의 풀네임이 있을 텐데 잘 못 찾겠다. 정면에는 B가 선명하게 빛난다. 일반 가정집처럼 보였는데 불 켜진 카페를 보니 마치 파티를 상상하게 한다.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한 번쯤 가보고 싶다. 감상도 잠시... 다시 걷는다. (직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