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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한파주의보 (feat. 대설)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23. 1. 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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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주의보 (feat. 대설)

연휴 마지막날 아침, 귀경차량이 몰리기 전에 서울로 향하는 길, 세종을 지나 청주까지는 심각하게 많은 눈이 내린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겠군 각오하고 천안 부근을 지나는데 이게 무슨 일? 여기서부터는 눈 내린 흔적조차 없다. 제주도에는 귀경객 4만 명이 고립되어 있다던데 아랫지방에만 눈이 많이 내린 모양이다. 전국적으로 한파가 오긴 했지만 눈을 뿌리는 구름은 어느 하늘에 있는가에 따라 다를 테니.

 

 

 

기억소환

설악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7도라고 하니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낮은 기온이 아닌가 싶다. 2018년에서 2019년 넘어갈 무렵 춘천에 있을 때도 이 정도로 추운 날은 못 겪었고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철원에 있으면서도 최저 영하 20도를 찍은 게 내 경험에서 최저기온이었다. 서울이 오늘 아침 최저 영하 16.7도라고 하고 철원이 영하 23도 정도라고 하니까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최근 5년 중 가장 추운 해인 것 같다. 

 

MBC (유튜브) 실시간 뉴스 화면 캡처 2023. 1. 24

 

한파이유

이번 한파는 3년째 이어지는 라니냐, 북극해 얼음 감소, 유라시아 대륙에 예년보다 많이 쌓인 눈이 원인이라고  한다. 차가운 북풍이 만주와 시베리아의 광활한 지역에 내린 많은 눈을 만나서 더 강한 한파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기후 전문가들이 집중하고 있는 한파의 이유는 북극해 얼음 감소라고 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서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반면, 겨울 강추위는 더욱 심해지는 이상 현상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으니까. 이른바 '북극증폭' 현상이 지구 온난화에도 혹독한 추위를 만드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반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 같은 한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유럽이나 미국도 그렇다고 한다. 

 

이틀 후 서울의 아침, 2023.1.26.

 

생각추가

눈 내린 풍경을 보고, 예쁘다며, 마냥 좋아만 할 일이 아니라는 거다. 문득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 밀려온다. 에어컨이 있으니 괜찮다고 안심해도 되는 상황이 아니다.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게시판 공지를 보니 이 와중에 가스요금, 전기요금도 꽤나 올랐다. 추우니 난방을 하고, 더우니 냉방을 하고. 당연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게 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에너지를 사용하다 보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이상 기후 발생에 영향을 끼치고. 악순환이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얘기한 것처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2050년 전후로 지구는, 아니 인류는 멸망할지도 모르겠다. 죄 없는 동물, 식물들도 꽤나 죽어가겠지. 그즈음이면 난 살만큼 살았겠지만 남은 사람들은 어쩔 것이며, 그때까지 살아있다 해도 험악해진 환경에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며 살아있을까 싶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망해가는 지구의 모습은 그나마도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싶다. 인류의 미래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필연적으로 다가올 미래다. 살만한 미래를 만들어내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모든 개인이 바꿔가야 한다는 거다. 환경이 가혹해지면 사람의 본성도 어떻게 드러날지 모르고 그런 세상이야말로 지옥이 될 테니. 대다수의 착한 사람들이 힘들어지는 세상은 안 오길 바란다.

 

 

오후 뉴스를 보니, 우리가 한파를 겪는 동안 오세아니아 멜라네시아 동부에 있는 피지섬은 점점 올라오는 해수면 때문에 계속해서 잠기고 있다고 한다. 피지섬의 사람들은 해안으로부터 5km 이내에 주로 모여 산다고 하는데,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모두 잠기어 이주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해안가에 위치한 묘소들이 잠겨서 서둘러 옮기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나오는데 마음이 아프다. 소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의 사람들이 자행하는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인해 환경과 함께 살아온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서.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 상으로 미래에 못할 짓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올해 유난히도 자주 내리는 눈 때문에 큰 사고 없었으면 좋겠고, 이를 대비한 장치들도 많으니 다들 잘 구비해서 무탈히 이 시기를 지나기를 바란다.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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