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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19. 3. 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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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 경연 프로그램.어릴 적부터 내가 가장 싫어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이런 나와는 달리 아버지가 매주 애청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노래를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매주 전국노래자랑을 보곤 하셨다. (예전에)나는 <전국노래자랑>에서 흘러나오는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들이 듣기 싫었다. 남들에게 귀가 썩는 것 같다는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허허 ^^; 미쳤었나봄)<전국노래자랑>을 대하는 나는 그랬다.교만이라고 해야할 지.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완벽을 추구하면서도 대부분을 완벽하게 하지 못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발현된 것었는지도 모르겠다.나는 이토록 완벽에 집착하던 시기가 있었다.일등을 못 할 바에야 아예 안하는 쪽을 선택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찢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그러다 제 풀에 지쳐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어릴 적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다.나를 잘 드러내지 못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고소위 잘난 사람들만 나설 수 있는 거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나이를 먹어가며 조금 나아졌는지 이제야 나를 찾고 드러내는 일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내가 과거에 비해서 나아진 것은 없다. 부딪치고 깨어지기도 하면서, 계속 해서 생각이 바뀌어 갈 뿐.진작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시간이 흘러가면서 겪어봐야 깨닫는 모양이다.77세의 연세로 손담비의 <미쳤어>를 정박으로 부르며 안무까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낸 지병수 할아버지가 <전국노래자랑>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검색어를 클릭해 따라간 유튭을 통해 영상을 봤는데 객관적으로 '잘한다' 할 그것은 아니었다. '즐겁다', '신난다', '멋지다'로 대신할 수 있을까? 윗글의 나라면 절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잘해서 흥하는 게 아니라, 흥이나서 흥하는 법인데. 할아버지는 자신의 흥으로 노래를 했을 뿐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못 한다고 숨어들면 계속 못 할 거고, 꼭 잘 하지 않아도 즐길 수는 있지 않나?

https://youtu.be/xFpTbcyEI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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