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떠나길 바라며

걷기, 시간아 멈춰라 본문

카테고리 없음

걷기, 시간아 멈춰라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19. 5. 13. 01:10
728x90
반응형
머리 속이 복잡하게 엉켜서 걸으면 좀 실마리가 풀릴까 했더니 더 복잡하게 엉켜있다는 사실만 부각되어 보인다. 끊어내는 방법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가. 나도 힙합하는 모 젊은이처럼 정답을 알려달라 소리쳐 묻고 싶은데 어느새 묻는 게 간단치만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사람은 안 보이고 오가는 차도 드문 거리를 걷는 동안은 시간이 멈추어진다면 좋겠다.
하늘을 보며 대화했다. (난 신을 믿는다) 종종 믿음의 근거를 묻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럴 때면 솔직하게 말한다. 믿고 싶어서 믿는다고. 오늘도 같은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내 소중한 것을 드릴테니 지금껏 살아오며 받은 것들을 갚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내게 하루치의 행복한 날을 달라고도 빌었다. 내 인생 그걸로 족하다고. 매일 걸으며 빌고 또 빌어야겠다. 남은 인생 모두 행복하기를. 난 딱 하루면 된다. 욕심이 과한가? ^^
카페에 들러서 한 시간쯤 공부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내일은 월요일. 10시 반 정도인데 사람이 없을만 하다. 다른 직장인에게 일요일 밤은 어떤 느낌일까? 나처럼 보내기 아쉬운 날일까?
지난 여름엔 잘 안 돌아다녀서 겨울에서야 처음 본 실개천. 겨울엔 얼어붙어있었는데 제법 물이 흘러 졸졸졸 소리를 낸다.
출근할 때 마다 지나는 길이다. 지난 일요일에 걷던 길과 다른 길을 걷고 싶어서 택한 방향이다. 출근길이기 때문일까? 조금 걷다가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내일은 일이 많다. 새로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고 폴란드에서 온 외국인 학생을 도와 실험도 진행해야 한다. 발표 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막상 하고보면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은데 시작 단계에서 느끼는 부담이 무척 크다. 언제쯤 대범해질 수 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