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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떠나길 바라며
날씨 좋은 주말 오후,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 많겠다.나도 원래 계획은 광주 금남로를 가려고 했었다. (친한 형님, 누님 부부와 만나기로 한 약속도 취소되고) 역시나 일 핑계로, 미리 준비하지 못한 내 게으름으로 가지 못했다. 모두,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하루 되길 바라며. 대신 책을 읽기로 했다. 오늘은 이 책으로. 로도 유명한 한강 작가의 . 3분의 2쯤 읽다가 멈췄던 책인데, 기억이 흐릿해지기도 했고 날이 날이니 만큼. 를 읽을 때처럼 이야기마다 시점이 바뀌는 게 독특하다. 1인칭 시점도 있고, 3인칭 시점도 있고. 2인칭으로 주인공을 지칭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거야말로 특이했다. '너'를 이름으로 바꾸면 완벽한 전지적 작가 시점인데 '너'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낮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
책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시기를 겪었던 모양이다. 나 역시 내 상황을 아래 그림처럼 묘사하던 때가 있었다. 평소 내 깜냥의 7할 정도만 채우고 살아서 여유로웠는데 감당해야 할 일이 불어나면서 어느새 찰랑찰랑 해지더니 급기야 넘치기 시작한다고... 그때는 다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경험이 날 쪼그라들게 만들어서 지금은 적은 일도 감당하기가 버겁다. 작아져 버린 그릇에는 웬만큼 적은 양도 담아지질 않는다. 자칫 넘쳐버릴까 몸을 사리는 습관, 아니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건 문제다. 대학, 운전면허, 군대, 학위, 연애, 돈, 결혼, 이별 등 모두 당연 감당해야 할 숙제로 생각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숙제. 나름의 플랜을 갖고 하던 것들이 꼬이기 시작한 건 더 이상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