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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떠나길 바라며

돈과 행복은 전혀 상관없다고 확신하던 때도 있었다. 돈과 행복의 인과관계 뿐만 아니라 상관관계마저 부정한 것이다.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돈이 반드시 행복의 원인이 될 수는 없을지 몰라도 돈이 없으면 불편해지고 사람에 따라서는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돈은 필수라는 생각이다. 얼마 정도가 필요할 지는 사람마다 다를 테니 번외로 두고. 예전의 나는 경제적 관념을 정치적 신념과 일치시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돈을 가지려 하는 건 가치지향적이지 못하고 욕심에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많이 가져보지 못한, 또는 더이상 가지지 못할 것에 대한 (좋게 말해서) 자발적 거부 의사를 밝힌 것뿐이다.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한 ..
머리 속이 복잡하게 엉켜서 걸으면 좀 실마리가 풀릴까 했더니 더 복잡하게 엉켜있다는 사실만 부각되어 보인다. 끊어내는 방법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가. 나도 힙합하는 모 젊은이처럼 정답을 알려달라 소리쳐 묻고 싶은데 어느새 묻는 게 간단치만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사람은 안 보이고 오가는 차도 드문 거리를 걷는 동안은 시간이 멈추어진다면 좋겠다. 하늘을 보며 대화했다. (난 신을 믿는다) 종종 믿음의 근거를 묻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럴 때면 솔직하게 말한다. 믿고 싶어서 믿는다고. 오늘도 같은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내 소중한 것을 드릴테니 지금껏 살아오며 받은 것들을 갚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내게 하루치의 행복한 날을 달라고도 빌었다. 내 인생 그걸로 족하다고. 매일 걸으며 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