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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전! 마이웨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22. 7.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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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시작되고 어느덧 7월도 거의 채워간다. 매해 그래왔듯이 1월 2일이 생각난다. 1일은 새해가 되어 들 뜬 마음으로 보내고, 2일차부터 내 삶을 온갖 계획들로 꽉 채워보자고 결심한다. 그러면서도 안다. 올해의 두번째 날이 되는 순간부터 시간은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늘 그렇지만 핑계는 많다. 일이 너무 많았다거나, 그래서 너무 피곤하다거나. 안다. 핑계다.


 2년 째 구독 중인 OTT 서비스로 <쌈, 마이웨이>라는 드라마를 몰아 봤다. 알고보니, 무려 6년 전 방영된 드라마였다. 무슨 이유인지 그때는 못 봤던 것을 이제 보게 되었다.
 주인공 애라는 방송 아나운서가 꿈이다. 먹고 사는 문제로 꿈은 잠시 미뤄둔 상황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세상은 녹록치가 않다. 면접관은 채용 서류에 적힌 이력만으로 인생 자체를 가늠하고 단정해버린다. "최애라씨는 남들이 열심히 이력을 쌓아올리는 동안 뭐 했습니까?" 라며 면박을 주기 일쑤고, 이에 애라는 답한다. "돈 벌었습니다. 열심히 돈 벌었는데요?"

 문득 그 시절 나는 무엇을 했었지? 기억을 더듬었다. 2017년 7월 즈음. 학위를 마치고 한 연구 그룹에 속해있었다. 나 또한 드라마 속 애라처럼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었다. 참여한 프로젝트도 여럿이었다. 지금은 의미없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거기에서 계속 경력을 이어갔더라면... 하고 약간 후회할 때도 있다. 그랬다면 난 어떤 모습일까? 지금 보다 만족하며 살았을까? 그 시절 함께 일한 동료, 선후배들 중에는 (내가 보기에) 속칭 잘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을 만날 때면 나는 테크트리(?)를 잘못 탄 것이라고 자책하며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첫걸음을 떼는 것까지는 좋았던 것 같은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나름 괜찮아보이는 기회를 스스로 놔버린 경우도 더러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자신감도 결여되어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내면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세상과 부딪쳤고, 내 몸은 쌓이는 피로를 느낄 새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내가 생각한 이상과 현실 속에 있는 나를 자각하면서 "더 노력해야 돼"를 되뇌이면서도 만족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로는 불만족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살았다. 남들은 늘 저만치 앞서 사람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더 나아가고 싶어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마치 십수년을 묶여있던 목줄을 풀어줘도 첫발을 내딪지 못하는 강아지처럼.

 드라마 속 애라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그것'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그동안 쫓던 꿈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다. 어쩌면 그게 자신이 꾸던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일지도. 자신이 진정 바라던 삶을 산다. 꿈인 줄 알았던 것은 꿈 언저리에 있던 껍질이었고 꿈이라고 믿었던 것의 중심에는 진정으로 찾던 꿈이 있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애라가 드디어 보게 된 것처럼, 나도 껍데기가 아닌 그 안에 있는 진짜를 찾고 싶다. 포기나 타협이 아니라 진짜 바라던 것을 말이다.

 남은 2022년을 그저 열심히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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