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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말하지 않은 것과 숨기는 것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19. 5. 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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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엔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덕질하는 그녀,
큐레이터인 성덕미는 시나길이라는 닉으로 시안이라는 남자 아이돌을 덕질하는 여성이다.
덕질하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아직 편하지 않은 탓인가
덕미는 덕질을 말하지 않는다. 
직장 밖에서의 사생활은 덕질로 점철되어있는데 시안의 행사라도 있으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을 가린 채 행사장에서 자신의 아이돌을 응원한다.
직장 안에서는 큐레이터로, 밖에서는 아이돌 덕후로 사는 덕미는 사생활을 숨긴 채 아슬아슬한 직장생활을 하는데 그 와중에 자신의 직장상사인 미술관장과 사귀게 되고 자신의 덕질을 들키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덕밍아웃한다는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보지는 못 했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스토리이다. 
갑자기 드라마 소개를 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따로 있다. 덕미가 미술관장과 사귀게 된 후 자신의 덕질을 관장에게 들키고 난 이후다. 덕미가 덕질을 숨겼다는 이유로, 미술관장은 덕미의 덕질을 알고도 모르는 척 했다는 이유로 이들은 서로 다툰다. 
덕미는 말을 안 했을 뿐이라고 하고 미술관장은 적극 숨기지 않았냐고 하고.
덕미 스스로 자신이 이 다툼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는지 귀여운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그저 말을 안 했을 뿐이지만 미술관장과 사귀게 될 줄 몰랐고 이렇게나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고.
이 대목에서 덕미와 미술관장의 사랑싸움은 끝이난다. 
결국 자신들의 사랑을 다툼을 통해 확인한 셈이니까.
어떤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와 숨겼다의 차이는 뭘까?
첫 번째로 입장차를 떠올렸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입장 차이.
두 번째로 생각의 차이, 다시 말해 이걸 말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다.
깊이 들어가면 이것만으로도 다툼의 소지를 만드는 사안이다.
사적으로 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다른 경우라면 어떨까?
나는 살인사건의 목격자다. 범인은 내가 목격한 사실을 모른다. 피해자는 당연히 모른다. 죽었으니까.
목격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찰은 나를 부르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숨긴 것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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