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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더 데이스(The Days)' 드디어 국내 공개!

아무 것도 아닌 사람 (Nobody) 2023. 7. 2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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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는 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것이었다. 지진이 일어난 후 발전소에서는 제어봉이 신속하게 핵연료 사이로 들어가도록 해서 연쇄반응을 중단시켰다. 강한 지진의 여파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전력 공급은 끊어졌다. 디젤 비상발전기로 가까스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지만,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지진을 동반한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치고 만다. 당연하게도 보조순환펌프는 멈췄고, 핵연료를 식혀줄 냉각수도 공급되지 않았다.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관한 내용은 이참에 체르노빌, 스리마일과 비교해서 제대로 한번 공부해야겠다.)

4기의 원자로가 폭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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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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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선뉴스

예견된 사고

영화의 시작은 여느 직장과 다를 바 없는 평화로운 회사의 아침을 비춘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려던 찰나,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온갖 것들이 떨어진다. 지진이다. 당황한 기색은 역력하지만 익숙한 듯 머리를 감싸며 책상 밑으로 숨는다. 이제 도입부를 본 것이라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주제는 알지 못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욕이 나왔다. 

저렇게 강한 지진과 해일이 발생하는 지역에 저렇게 큰 원자력발전소를 세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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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데이스'가 2023년 7월 20일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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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데이스 (The Days)'와 2016년 개봉한 국내 영화 '판도라' ; 목숨을 건 처절한 사투, 슬프다.

혼란과 무능

이후 재난 상황은 어처구니없음의 연속이다. 전력이 끊기니 발전소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다. 매뉴얼에 있는 비상 냉강장치만 믿을 뿐이다. 부정확한 보고에 분노한 총리는 도쿄전력을 찾고, 전문가라고 나와있는 직원은 아는 것이 없다. 현황파악도 전혀 안 되고, 면피용 보고를 하며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눈치를 살핀다. 급기야 "당신 원자력 전문가가 맞아? 전공이 뭐야?" 묻는 총리에게 돌아온 답변,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원자로를 관리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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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더 데이스 (The Days)

불확실성이 주는 공포

원자로 압력 불명, 원자로 격납 용기 불명, 모니터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방사선량을 체크하며 원자로에 들어가면서 알리는 직원의 말, "아직 괜찮습니다". 수치가 올라간 걸 확인할 땐 이미 늦다고! 드라마에서도 대사로 나온다. 지진과 쓰나미를 겪은 원자로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발전소장은 속히 경고를 알린다. 상황이 급박하고 심각한데 윗선의 간부는 경고 통보한 것에 질책한다. 전원이 모두 나가버린 발전소. 냉각기는 돌아가는지 그마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원이 나가도 돌아갈 거라고 아니 돌아가길 바라고 있지만, 멈춰 있다면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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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더 데이스 (The Days)

초비상상태

냉각펌프 가동이 중단되었다. 초비상상태다. 냉각수가 존재한다면 다행이지만, 핵연료가 녹아내린다면 언제 대폭발이 일어날지 모른다. 비상발전기의 고장으로 전기 공급이 끊어진 탓에 압축공기 준비는 불가능하다. 밸브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작업자들은 방사능 오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 시간이 걸려 격납용기로 들어간다. 바닷물이 들이친 흔적이 있다. 죽은 물고기가 여기까지 들어온 것이다. 이들은 격납용기로 다가가 손으로 밸브를 돌려 수증기를 빼냈다. 이때 공기와 함께 빠져나간 방사능과 수소는 콘크리트 건물 안으로 빠져나갔다. 압력 증가는 막았지만, 이를 싸고 있는 콘크리트 건물 안으로 들어간 수소는 뽑아내지 못했다. 우라늄 연료를 담고 있는 금속 피복은 섭씨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수증기와 반응하면 수소를 발생한다. 지구상 가장 가벼운 원소인 이 수소가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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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다른 상황 속 우리

영화로 생각하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우리 모두는 각각 다른 장르 속에서 살고 있다. 엉뚱하게도 상대성 원리에서 언급하는 다른 운동상태를 연상하곤 하지만, 안다 말도 안 되는 비교라는 것쯤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13년이 지난 지금 오염수 방류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평화롭게 평소와 같은 날을 보내던 내 상황과는 아주 달랐을 것이고, 내가 당시 들어서 아는 심각성과는 달리 목숨을 건 사투를 매일, 매시간, 매초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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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데이스 (The Days) ; 원전 작업자들의 사투

최선

처음 겪는 거대한 사고로 인해 최선을 다해 대응한다고 했어도 판단 착오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들이 원전 사고를 아무렇지 않게 방관하지는 않았을 거란 말이다.  도쿄 전력은 수소 폭발에 의한 위험 상황을 숨기려 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사고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현실과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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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뉴스에서 소개된 부산일보 인터뷰, 2019년 8월 15일 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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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 1원자력 발전소 폭발 상황 (좌), 후쿠시마 핵 사고 뒤 질병 현황

드라마가 당시의 상황과 일본의 입장을 솔직하게 담았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끝까지 볼 생각이다. 한 회, 한 회 리뷰도 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리뷰보다도 내 생각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시끄러운 만큼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관한 진실을 더 제대로 파고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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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x소리를 시전한 정치인이 있었다고... 하아... 누구라고 말도 못 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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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기사 제목, 넷플릭스 검색 결과 '더 데이스'

논란을 의식한 듯 다른 나라들에서 먼저 공개되고 우리나라엔 7월 20일 저녁이 되어서야 공개된 드라마 '더 데이스' 우리나라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안전하다"를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말하는 분들의 생각은 어떠실지 궁금하네?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은 사람도 모두 보고 알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과연 알아야 하는 내용만 담겨있는지는 더 봐야 알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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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더 데이스 (The Days)', 실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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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더 데이스 (The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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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후 후쿠시마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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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시 예상 피해 범위 (왼쪽), 고리 원전 기준으로 알아본 거리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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